[학과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사실 관계 확인 (4)
간헐적으로 재임계가 발생하여 각종 방사성 물질이 새롭게 생성되고 있으며, 최근 텔루늄 (Te-127 )이 검출된 것이 그 증거라는 의견이 있어,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 텔루륨-127 검출 관련
- 텔루륨-127 검출 관련 이슈
Te-127 관련 이슈는 Pacific Islands Forum (PIF, 태평양제도포럼)에서 임명한 5인으로 구성된 국제과학패널에서 수행한 독립 평가 결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TEPCO가 PIF에 공유한 측정데이터 중 Te-127이 오염수에서 다량 검출되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Te-127의 짧은 반감기를 고려하면 이는 재임계가 발생했다는 증거이거나 오염수 내 방사선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국내에서도 최근 텔루륨이 검츨되었고 이는 재임계와 상관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 텔루륨 검출 이슈 확인 결과
텔루륨 동위원소 중 이슈가 된 원소는 Te-127로 약 9.35시간의 반감기를 갖습니다. 핵분열 반응 이후 생성될 수 있으며, 모핵종인 Te-127m의 내부 변환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는 물질입니다. 지난 2012년 후쿠시마 사고 발전소 내 배관에 축적되어 있는 물을 채취하여 조사했을 시 상당량의 Te-127m이 측정되었기에, 이를 ALPS가 제거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측정 데이터: https://www.tepco.co.jp/decommission/data/daily_analysis/csv/2019/0003049.csv
지난 2019년 TEPCO에서 공개한 오염수 내 Te-127 농도는 최대 8.95e10 Bq/kg 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 값이 Te-127의 짧은 반감기를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많은 양이기에 측정이 부정확하거나, 재임계가 일어난 것이다 라는 의견이 제기된 것입니다.
높은 수치의 Te-127 선량이 계측된 이유는 이 물질이 다량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계측기 측정 성능 한계와 지나치게 보수적인 계산 방식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TEPCO는 특정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너무 작아 계측이 안될 경우, 계측기의 측정 하한치를 측정치로 가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방사성물질 양을 과대평가하여 보수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문제가 된 오염수 샘플은 2019년 5월 17일에 채취되었고, 13일이 지난 5월 30일에 분석이 진행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Te-127이 검출되지 않았고 이에 측정 하한치인 8.1 Bq/리터를 가정하였습니다. 문제는 분석일이 2주 가까이 지난 시점이고, 그 기간 동안 Te-127의 반감기가 33.4 번이 지났다는 것입니다. 이에 Te-127의 샘플 채취 시점의 값을 측정하한치로부터 방사붕괴를 고려해 계산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래의 식과 같이 8.95e10 Bq/kg의 농도를 얻게 되었습니다.
8.1 × 233.4 ≅ 8.1 × 1.11 × 1010 ≅ 8.95 × 1010
이후, Te-127과 Te-127m이 반감기 차이가 커 radiation equilibrium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이용해 오염수 내 Te-127m의 농도를 계산하였습니다.
이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계산 방법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한치로 설정하고, 방사붕괴를 고려해 샘플 채취 시점의 농도를 예측함으로써, 과도한 Te-127 농도를 예측한 것입니다. 당시 TEPCO의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이 샘플 채취 시점과 분석 시점을 자동으로 보정하면서 이와 같은 과대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과도한 농도 예측 문제를 인지한 TEPCO는 2020년 자동 계산 식을 아래와 같이 수정합니다. 측정하한치의 Te-127 농도로부터 Te-127m의 농도를 얻은 후 Te-127m의 반감기 106일을 고려하는 붕괴 보정을 적용한 것입니다.
8.1 × 213/106 ≅ 8.1 × 1.09 ≅ 8.8
최종적으로 Te-127m의 농도가 8.8 Bq/L로 계산되어, 측정되지 않은 값을 합리적이면서도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결론
PIF 임명 과학자들의 주장과 국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Te-127과 관련된 이슈는 측정되지 않는 핵종의 농도를 계측기 하한치로 설정하고, 샘플 채취 시점과 분석 시점의 날짜 차이를 고려해 붕괴를 보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확인되었습니다. TEPCO는 비현실적인 예측 방식을 2020년 이미 정정한 바 있으며, 이를 PIF에도 알렸습니다.
2020년 이미 보정 방식이 정정되었음에도 아직도 PIF 임명 과학자의 일부는 Te-127의 농도를 이유로 TEPCO의 측정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구체적인 확인 없이 이를 인용해 이슈를 제기하고 있고, 더 나아가 이를 재임계를 기정사실화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